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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 탐방기 (역사적 명소, 자연과 풍경, 먹거리)

by talk12014 2025. 11. 27.

사천 탐방기

“이번엔 어딜 갈까?” 짧은 연휴가 생기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되죠. 멀리 가자니 피곤하고, 너무 가까우면 새롭지 않고.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도시가 바로 경남 사천이었어요. 예전부터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익숙했지만, 정작 삼천포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저에게 사천은 꽤 낯선 곳이었죠. 하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고, 짧은 2박 3일의 여정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직접 다녀온 사천은 생각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따뜻하고, 깊이 있는 도시였어요. 이 글에서는 제가 경험한 사천의 역사적 공간들, 아름다운 자연 풍경, 그리고 입이 즐거웠던 먹거리 여행까지 솔직하게 담아보려고 해요.

사천의 역사적 명소

 여행 첫날, 사천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아침이었어요. 대도시와 달리 조용한 기차역 풍경이 먼저 반겨주더군요. 차를 렌트해서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사천읍성이었어요. 지도에서 크게 보이지 않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규모도 제법 크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요새로 지어진 곳인데, 지금은 성곽 일부와 공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어요. 성벽 위를 따라 걷다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소리와 함께, 과거의 흔적들이 느껴집니다. 아이들과 산책 나온 가족,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어르신들도 보였고요. 무겁지 않게, 하지만 분명하게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선진리성이었어요. 이름이 낯설 수 있지만, 임진왜란 당시 격전지였던 이곳은 국가 사적 제70호로 지정된 매우 중요한 유적지예요. 바닷가와 맞닿은 언덕 위에 성터가 남아 있어, 올라서면 탁 트인 남해 바다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이었는데, 그 덕에 더욱 웅장한 기분이 들었어요. 사천의 역사 명소를 이야기하면서 충무공 이순신을 빼놓을 수 없죠. 이 지역은 실제로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정비하고 왜군을 막아낸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곳곳에 남겨진 충무공 관련 표지석이나 기념비들은 이 지역이 단순한 항구 도시가 아니라, 역사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렇게 사천의 과거를 찬찬히 걷다 보니, 저는 단순히 ‘놀러 온 관광객’이 아니라, 이곳의 시간을 함께 호흡하는 여행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자연 풍경 

 사천의 진짜 매력은 역시 자연이에요. 특히 바다를 품은 풍경들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둘째 날 아침, 저는 가장 기대했던 장소인 사천바다케이블카를 타러 갔어요. 대방동과 초양도를 잇는 이 케이블카는 총 길이 2.43km로, 바다 위를 천천히 가로지르며 이동해요. 출발 전엔 ‘그냥 케이블카겠지’ 싶었는데, 막상 타고 나니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투명 유리로 된 바닥 아래로는 깊고 푸른 남해가 펼쳐지고, 멀리 보이는 작은 섬들과 산맥이 그림처럼 이어지죠. 거기에 가을 햇살까지 따뜻하게 비추니,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했어요. 초양도에 도착해선 해상 산책로를 걸었어요. 바다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길은 그 자체로 작품 같았어요. 산책로 중간에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와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고요. 함께 걷던 연인들, 부모님 손을 잡고 걷는 아이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다를 즐기고 있었어요. 그리고 남일대 해수욕장도 잊지 못할 장소였어요. 비수기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 거의 혼자 해변을 전세 낸 듯한 느낌이었죠. 고운 모래와 잔잔한 파도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마음이 절로 풀어졌고, 바닷가 산책을 마친 후엔 근처 오토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머물렀어요. 별빛이 쏟아지는 남해 하늘 아래, 조용히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누운 그 밤을 저는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짜 쉼이었어요.

먹거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먹는 재미죠. 사천은 바다를 품은 도시답게,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많았어요. 특히 삼천포항 수산시장은 정말 강력 추천해요. 저는 아침 일찍 시장을 찾았는데, 아직 어스름한 시간인데도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와 생선들이 펄떡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가장 먼저 먹어본 건 죽방렴 멸치회. 솔직히 멸치를 회로 먹는다는 게 조금 낯설었는데, 한 입 먹자마자 ‘왜 유명한지’ 바로 이해됐어요.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강하더라고요. 멸치쌈밥도 정말 별미예요. 멸치와 밥을 상추나 깻잎에 싸고, 된장소스에 푹 찍어 한입에 쏙— 바다 내음 가득한 그 맛은 지금도 생생해요. 그 외에도 전복해물뚝배기, 게장백반, 해물파전 등등… 정말 뭐 하나 빠지는 메뉴가 없었어요. 특히 사천은 관광객 가격이 아닌, 현지 물가 그대로의 착한 가격이어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 더 좋았어요. 식사를 마친 뒤엔 바다 전망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해안 풍경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줬습니다. 커피 한 모금, 바다 한 모금… 사천은 입과 마음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도시였어요.

사천은 크고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에요. 하지만 그 조용한 풍경 속에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이가 있었어요. 역사를 지나 자연과 마주하고, 입안에 가득 찬 지역의 맛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시간들. 여행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먹고, 느끼지만 결국 남는 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요? 사천은 바로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는 곳이었어요. 당신도 어느 날, 아무런 계획 없이 사천에 도착하게 된다면 아마 저처럼 생각하게 될 거예요. “여기, 다시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