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과의 특별한 하루를 계획하고 있다면, 서울에서 멀지 않은 전주를 추천해요. 전주는 조용하지만 알차고, 전통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라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은 곳이거든요. 2025년 기준으로 한층 더 다채로워진 전주의 풍경과 분위기를 느끼며, 한옥마을, 감성 카페, 벽화마을을 중심으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공유해볼게요. 이 글이 전주 여행을 고민하는 커플에게 작지만 따뜻한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주의 전통과 낭만이 흐르는 한옥마을에서 데이트 시작
전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은 역시 전주한옥마을이에요. 이곳은 그냥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이 천천히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조선시대의 미를 그대로 품은 700여 채의 한옥이 정갈하게 늘어서 있고, 그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저희는 한복 대여점에서 커플 한복을 빌려 입었어요. 색감이 고운 한복을 입고 나니, 한옥마을이 한층 더 이국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아도 그 분위기 속에서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옥마을 골목은 구불구불해서 어느 방향으로 걷든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 길목마다 작은 찻집, 수제 간식 가게, 기념품 샵들이 눈길을 끌어요. 그리고 경기전에 꼭 들러보세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역사적인 공간인데, 마당과 전각, 담장 하나하나에 고요한 품격이 깃들어 있어요. 사진 찍기에도 참 예쁘고, 그늘진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잠시 쉬기도 좋답니다. 한옥마을에서의 데이트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함께 걷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전부인데 그게 또 가장 좋더라고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정말 많아요. 모주(전통약술) 한 잔에 떡갈비 꼬치 하나, 수제 어묵, 전주 초코파이까지. 각자의 취향대로 골라서 하나씩 먹으며 걷는 것도 데이트의 소소한 재미예요. 골목에서 듣게 되는 버스킹 공연도 무심코 듣다 보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고요.
감성을 마시는 카페 타임
한옥마을을 충분히 둘러봤다면 이제는 카페에서 쉬어갈 차례죠. 전주는 감성 카페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특히 전동성당~풍남문 사이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몰려 있어서 어디 들어가도 성공 확률이 높아요. 저희가 찾은 곳은 오목루카페라는 루프탑 카페였는데, 여긴 정말 뷰 하나만으로도 감동이에요. 테라스 자리에 앉으면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남고산과 전주의 지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햇살이 부드럽게 쏟아지는 오후 3~4시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말랑해집니다. 카페 내부도 깔끔하고 조용해서 둘만의 대화를 나누기에 딱 좋았어요. 조명이 은은해서 셀카 찍기도 좋고, 수제 티라미수랑 말차 크림라떼가 아주 만족스러웠답니다. 그리고 이곳 말고도 전주엔 한옥 개조 카페들이 정말 많아요. 실제로 전통 찻집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공간들이 많아 카페투어만 해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예요. 비 오는 날이라면 창가 자리에 앉아서 골목을 걷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낭만이고요. 전주 카페의 매력은 그냥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공간 자체가 주는 분위기와,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의 밀도라고 생각해요.
자만벽화마을 골목에서 피어나는 추억
충분히 쉬었다면 한옥마을 뒷길을 따라 자만벽화마을로 걸어가 볼게요. 길은 약간의 오르막이라 운동화가 편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걷는 언덕길마저도 정겹게 느껴져요. 조용한 마을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담벼락마다 벽화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자만벽화마을은 그 자체로 포토존이에요. 벽마다 그려진 그림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메시지, 지역의 역사, 동화 같은 상상이 어우러져 있어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대화를 나누게 돼요. 둘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엽서를 사서 서로에게 짧은 편지를 써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어요. 마을 안쪽에는 작은 공방, 일러스트 소품샵, 빈티지 카페 같은 곳도 숨어 있어서 벽화 구경만 하다가도 갑자기 예쁜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해요. 카페 한쪽에 앉아 골목 풍경을 바라보거나, 전시된 그림을 보며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 여유. 그런 시간이 전주의 골목에서는 참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벽화마을 끝에서 오목대 전망대로 연결되는 길이 있어요. 조금만 올라가면 전주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노을이 지는 시간에 맞춰 가면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져요. 전주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소로, 오목대는 진심 강추입니다.